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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져 SL코인 ‘금광투자, 블록체인 쏙 뺀 암호화폐 사기’

SL블록체인그룹의 트레져SL코인이 ‘보물선 코인 사기’에서 진화한 사기 범행이라는 수사결과가 나왔다. 트레져SL코인은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이용한 투자 사기로 수사를 받은 신일그룹이 SL블록체인그룹으로 회사명을 바꾼 뒤 발행한 암호화폐다. 지난해 9월 싱가포르신일그룹은 SNS를 통해 “경찰 조사 마무리와 상관없이 백서 공개, 사이트 오픈 등 사업을 새롭게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수사 결과 트레져SL코인은 금광 개발을 소재로 암호화폐를 발행, 투자자들을 현혹한 사기 프로젝트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SL블록체인그룹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일명 ‘바지사장’인 대표 이모 씨 등 5명을 소환조사했다. 주범은 현재 해외도피 중인 유승진 전 싱가포르신일그룹 대표로 지목된다. 경찰은 유 전 대표가 가명으로 바꾸며 국내외 공범들을 새로 섭외하고, 지속적으로 사기범행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SL블록체인그룹은 현재 ‘유니버셜그룹’으로 또 다시 업체명을 바꾸고 투자를 광고하고 있다. 경찰은 “유니버셜그룹 투자 역시 새로운 사기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단순 보물선 인양에서 백서·전자지갑까지···사기수법 진화했다

이번 경찰 수사에서 눈여겨봐야할 점은 신일그룹 일당의 사기 수법이 진화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보물선 코인인 신일골드코인이 사기 의혹에 휩싸였을 당시, 경찰은 암호화폐 발행 기술력에 대한 ‘백서’가 없는 점을 지적했다. 이후 유 전 대표가 백서를 공개했지만 해당 백서 역시 허울뿐인 문서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트레져SL코인은 ‘금광’이라는 실물자산을 내세우며 광고했다는 점에선 보물선 코인과 비슷하지만, 백서와 전자지갑 등 암호화폐 발행의 외연을 갖췄다. 백서에는 ‘블록체인’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등장하며 ‘라이트닝네트워크’ 등 블록체인 기술 관련 용어도 적극 사용됐다. 블록체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가 볼 경우 충분히 현혹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지갑 출시 등 구체적 사업계획을 로드맵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사업계획 로드맵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ICO(암호화폐공개)를 할 때 흔히 공개하는 자료다. 계획대로 개발을 이행하기도 했다. SL블록체인그룹은 지난해 10월 모바일지갑 공개를 예고한 뒤 구글플레이스토어에 ‘Treasure SL Wallet’이라는 암호화폐 지갑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해당 지갑은 현재 1,0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경찰은 “최초 신일골드코인은 백서 등 실체가 없는 단순 사이버머니에 불과했으나 트레져SL코인은 백서 및 전자지갑 등 외연이 있었으며, 수사를 대비해 홈페이지 서버도 미국 업체와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름뿐인 블록체인···백서는 있지만 기술 설명은 ‘빈 깡통’

범행수법은 진화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트레져SL코인 백서와 마케팅 방식에서도 여러 허점이 드러난다. 먼저 백서에 공개된 기술적 요소가 취약하다. 백서에서 강조하는 ‘SL블록체인그룹 분산 장부’는 어떤 블록체인 플랫폼인지, 암호화폐 발행 표준은 무엇인지 구체적인 설명이 빠져있다. ‘송금 속도 세계 1위’를 표방하면서도 빠른 속도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알 수 없다.

트레져SL코인 백서를 읽어본 암호화폐 업계 전문가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쓴다는 것 같은데 세부적인 기술 내용이 빠져있고, 암호화폐 발행규격 등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자체 블록체인 기술로 개발된 것으로 보긴 어려운 토큰 수준”이라며 “사람들에게 단순 가상화폐라고 할 순 없으니 실물자산인 금하고 연결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 등 기술 개발팀에 대한 소개도 빠졌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공개하는 백서에는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팀 소개가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찰에 따르면 SL블록체인그룹 대표 이모 씨는 블록체인 기술과 무관한 중국음식점 주방장 출신이다. 이모 씨는 경찰 측에 ‘명의 상 대표’로 암호화폐 사업에 가담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마케팅 방식도 허술했다. 트레져SL코인은 점차 ‘암호화폐 지급결제’를 내세우는 형태로 마케팅 방식을 바꿨으나 판매 초기엔 금광 개발과 연계돼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경상북도 영천에 1,000만톤의 금이 매장돼있다고 광고한 것이 그 시작이다. 또 자체 국제 거래소에서 1트레져SL코인 하나가 금 0.2g(그램)의 가치에 해당하며, 세계 금 시세에 따라 변동된다고 홍보했다.

이 같은 자산 연계형 암호화폐 발행은 자산의 실체가 존재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진영 법무법인 정세 암호화폐 전문 변호사는 “금과 연동(페깅)된 토큰, 금을 자산으로 보는 자산백업토큰이라면 자산의 실체가 있어야 한다”며 “금광의 실체가 없으면 이는 기망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버셜그룹은 ‘현재진행형’, 투자자 주의 요구

가장 큰 문제는 SL블록체인그룹이 유니버셜그룹으로 이름을 바꾼 채 여전히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니버셜그룹 홈페이지는 열려있으며 “4월 30일 세계 최초 5개 거래소 동시상장”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광고하고 있다. 전자지갑 역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현재 구글플레이스토어의 ‘Treasure SL Wallet’ 다운로드 화면에는 광고로 추정되는 리뷰가 다수 올라와 있다.

언론을 통한 광고도 불과 얼마 전까지 지속됐다. 지난달 다수의 인터넷 매체는 ‘유니버셜그룹, 유니버셜코인 세계 5곳 거래소 동시상장 추진’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실었다. 업체명을 바꾸기 전인 지난해 11월에는 주요 일간지에 지면광고를 내기도 했다. 당시 트레져SL코인은 매일경제신문, 한국경제신문, 스포츠동아신문, 스포츠경향 지면을 통해 코인 상장 소식을 광고했다.

이에 몇몇 투자자들은 여전히 고수익을 기대하고 있어 피해 신고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주범인 유 전 대표는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코인을 지급해주겠다거나 신고를 하면 환불이 안 된다고 하는 등 투자자들을 회유했다. 경찰 측은 “유 전 대표의 회유와 투자자들의 막연한 고수익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피해자들이 신고에 소극적”이라면서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출 처 : 서울경제 박헌영,신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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